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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요양소
민음사에서 번역돼 출판한 이 소설의 이름은 ‘인생의 베일’이다. 원작 이름은 ‘The Painted Veil’인데, 풀이를 해보면, 베일은 얼굴을 가리는 것이고, 더구나 덧칠해진 베일이라니. 아주 화려한 가면 아닌가. 그러므로 베일은 진실을 가리는 수단과 편협한 환경 속에 갇힌 걸 뜻하는 게 아닐까. 제목만 봐도 많은 걸 암시한다. 1920년대, 영국과 식민지인 홍콩, 콜레라가 창궐한 중국 오지가 배경이다. 영국 여성인 키티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에게 많은 기대를 받으며 자란다. 똑똑한 여성은 아니지만, 외모가 아름다워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성에게 하루빨리 결혼하길 부모는 바랐다. 키티의 아버지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왕실 변호사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애정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다...
사유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독일 여성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를 '타자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았다. 정치인, 재벌가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사유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자본가들이 원하는 건, '사유'하지 않는 무조건 '근면'한 태도일 것이다. 나치 치하 때 수많은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몰아넣었던 아이히만도, 재판을 받을 때는 평범한 옆집 아저씨 같았다. 아이히만은 승진을 위해 사악한 음모를 꾸미지 않았고 규칙에 충실한 근면성실한 인물이었다. 다만, 아이히만은 사유할 줄 모르는 인간이었다. 가스실로 걸어 들어가는 유대인들의 극심한 공포를 사유할 수 있어야 했다. 그저 시키면 시킨대로 그 명령이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몰아넣어도 사유하지 않고 근면할 뿐이다. 최근 ..
제가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서, 근사한 문장을 보면 설레고 따라하고 싶고 그럽니다. 책을 계속 읽다보니 저는 시보다도 소설 같은 형식의 주저리 주저리 글이랄까. 그런 문장들이 더 좋더라고요. 소설을 읽으면 스토리 안에 무릎을 치는 문장이 겨우 한 두개 녹아있는데, 박범신님의 '힐링'은 감성적인 문장들이 모여 있어요. 아마, 이 책을 읽으시면 박범신님의 책을 안 사신 분이라도 소설 하나를 사실지도 몰라요. '힐링'이란 단어가 어느 순간 부정적으로 바뀌어갔던 것 같아요. 힐링 열풍이 불다가, 너무 아프니까 청춘이라니까, 제도는 개선되지 않고 할 수 있다, 괜찮다, 위로만 하니까. 반감이 생겼다랄까요. 뭐. 책 제목은 맘에 안 들지만 내용은 좋아요. 이 책은 밀실의 책상에 앉아 쓰신 글이 아니래요. 천지사방 열..
이 책 제목이 '소설가의 일'이지만, 소설은 아니에요. 에세이 형식으로 소설을 쓰는 감정이나 태도 등 크게 아울러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요. 처음엔 소설 쓰는 법을 알고 싶어서 샀는데, 안 알려주고 주저리주저리 자기 얘기만 하니, 잘 못 샀나? 싶기도 했죠.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드는 거에요. 저도 다른 소설 작법 책이 있지만, 처음부터 단계별로 나열해서, 미션 주고 설명만 하는 비법 책들은 지루하더라고요. 김연수 작가님의 의도를 약간 간파했어요. 이래서 에세이 형식으로 쓰셨구나, 쓸 때의 감정도 엿보거나 가치관까지도 함께 알 수 있어서 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돼요. 자신이 언제, 어떻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소설가가 됐는지, 그 당시 느꼈던 감정과 행동들도 알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일반 소..
1. 쉬운 단어를 써라 오길비는 “사람들이 무언가를 하도록 설득하거나 무엇을 구매하도록 설득하려면 그들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단어, 혹은 생각할 때 사용하는 언어를 사용하여 카피를 써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전문용어 대신 일상용어를 사용하고, 형용사나 꾸밈어를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롤스로이스에서 들리는 가장 큰 소리는 전자시계 소리다” 오길비가 쓴 롤스로이스 광고 헤드라인이다. 이 카피는 자동차 광고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었던 카피로 기억되고 있다. 오길비 스스로도 지금까지 쓴 카피 중 최고로 꼽았던 이 광고에 대해 그는 “나는 그저 사실만 적었을 뿐이다. 형용사, 우아한 생활 등 꾸밈어를 없앴다”고 언급했다. 보도자료나..
일본 카피라이터들이 전하는 광고 카피에 대한 카피 경제학이면서, 문학이면서, 심리학 (일본 카피라이터들이 말하는 카피의 카피) 쓰는 것이 아니라, 던지는 것이다. (일본 카피라이터들이 말하는 카피의 카피) 무명의 세계이면서, 유명해지고 싶다는 모순 (일본 카피라이터들이 말하는 카피의 카피) 좋은 점을 찾아, 큰 소리로 말한다. 사람냄새나는 직업. (일본 카피라이터가 되고싶은 카피의 공모전) 샘나는 것은 , 쓸 수 없는 카피보다도, 쓸 수 있을 것 같은 카피 (CCN 카피 수상작 모음집) 어제의 너보다, 강한 말을 (일본 선진회의 카피라이터 양성과정)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신의 카피는 잘 알고 있습니다. (도쿄 카피라이터 그룹) JR 동일본 청춘18세표 포스터 광고 카피 자신의 방에서, 인생 같은 것을 떠..
"핍진성을 이해한다는 건 인간의 본성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일관되게 행동하기 때문에 인과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긍정적인 사람의 표정과 부정적인 사람의 표정은 무척이나 다르며, 그들이 걸리는 병의 형태도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에 따라서 그들의 표정이나 걸리는 병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물론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핍진성의 관점에서는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한다. 인물의 성격뿐만 아니라 사건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암에 걸린 뒤에 사람들이 하는 행동에는 보편적인 패턴이 있다. 여기에도 물론 예외적인 경우는 있지만, 소설에서는 무의미하다.(예외적이라면 독자들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실과 마찬가지로 소설 속의 인물들도 인과의..
크리스 론스데일이 제안한 다섯가지 원칙과 일곱가지 행동 Principle 5 1.Focus on language content that is relevant to you. 자기 자신과 밀접히 관련있거나 평소 관심이 있었던 내용으로 접근하라는 내용. 2.Use your new language as a tool to communicate from day 1. 새로 배운 언어를 바로 써볼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 3.When you first understand the message, you will unconsciously acquire the language.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 그러다보면 무의식적으로 언어를 습득. 4.Physiological Traning. 말하는 것은 얼굴..